“우리 사회의 성도덕과 가정윤리가 이렇게까지 황폐화하고 타락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25일 오전 10시 서울지법 526호 법정에서 열린 ‘한국판 카사노바’의 간통죄사건 공판에서 성지호(成志鎬)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례적으로 씁쓸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고개를 떨군 피고인은 간통죄로 고소됐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216명의 여성과 ‘관계’한 사실이 드러나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던 명동 카페주인 C씨(33).
성판사는 이어 “부부간에는 정조를 지키고 서로를 존경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런 의무를 저버린채 성을 단순한 유희의 도구로 삼아 여성을 장난감으로 전락시켰다”고 준열하게 꾸짖었다.
그러나 정작 C씨를 고소했던 부인은 합의금조로 9억원을 받고 바로 전날 고소를 취하한 상태. 결국 성판사는 착잡한 표정으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성판사는 재판 뒤 “법적으로야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그냥 석방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C씨의 ‘윤리적 죄악’과 타락한 성문화를 지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