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큐(琉球) 요리’, '류큐 음악’, '류큐 무용’ 등 오키나와 특유의 문물은 지금도 과거 유구왕국 시대를 잇는 이름으로 불린다.1879년 일본에 완전 편입된 뒤로도 오키나와는 유구왕국의 전통을 지켜 왔다. 동남아와 중국, 한반도, 일본의 영향을 함께 간직한 오키나와의 전통 문화는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오키나와가 '미군기지 없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도 아열대 기후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와 삼림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함께 살아 숨쉬는 역사와 문화전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오키나와를 찾아 전통 문화와 자연, 특산물을 즐기고 있다.
관광 수입이 연 약3,800억엔으로 전체 경제의 17.1%를 차지, 지방교부금에 이어 기여도 2위에 올라 있다.
오키나와 관광컨벤션뷰로의 노하 마사유키(饒波正之)이사장은 "오키나와 본섬의 교통망 등 기반시설만 정비되면 관광산업의 경제 기여도를 30% 정도로 끌어 올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오키나와 본섬의 주요 관광지는 남부 및 북서부 지역의 해안, 북부지역의 자연보호지역, 나하(那覇) 주변의 유구왕국 유적지 등이다.
1492년 통일왕국 설립후 450년간 왕궁이었던 슈리조(首里城)는 바닥에 화강암이 깔린 모습이 한국의 고궁과 흡사하다. 유구왕국 시절 각국 사신을 접대했던 이 곳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을 맞는 환영연이 베풀어졌다.
전통 무용인 '류큐 무용’은 현란한 색채의 의상과 완만하고 절제된 동작이 특징으로 일본 전통 연극인 가부키(歌舞伎)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반면 전통 북춤인 '에이사’는 강한 역동성을 자랑한다. 태권도 선풍에 앞서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가라데(空手)는 오키나와 전통의 호신술이었다.
남국 특유의 단순성과 강한 색채를 띤 도자기나 염색도 일본 문화에 다양성을 제공했다.
오키나와의 가장 강력한 문화 상품은 오랫동안 '시마우타’(島歌·섬노래)로 불려 온 전통 음악이다.
당비파에서 비롯한 '산신’(三線)이라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비교적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가락에 고음을 실었다.
이 '시마우타’를 바탕으로 만들어 진 '류큐 사운드’, 또는 '오키나와 팝'은 오늘날 일본은 물론 아시아 대중음악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마키노 마사유키(牧野正幸·59)교장이 나하시에 세운 중·고등학교 과정의 예능전문학교 '오키나와 액터즈 스쿨’은 '오키나와 팝’의 메카다.
G8 정상회담 로고송을 부른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惠)를 비롯, MAX·SPEED·키로로·D&D 등 수많은 인기 가수를 배출, 일본 가요계를 주름잡아 왔다.
오키나와는 평균수명 세계 1위인 일본에서도 두드러진 장수 지역이다. 일본 전국에서 평균수명이 남성 5위, 여성 1위이며 100세 이상 인구는 10만명에 28.12명으로 압도적 1위이다.
더욱이 100세 노인이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비율은 76.5%로 일본 전국 평균 45.9%를 크게 웃돈다.
장수의 비결은 '먹거리가 약’이라는 전통 의식을 바탕으로 야채와 해산물, 육류를 고르게 조화시킨 '류큐 요리’가 우선 꼽힌다.
푹 삶아 기름을 뺀 돼지·염소 고기, 쓴맛의 '니가우리’등 각종 야채, 풍부한 해산물, 사탕수수에서 그대로 뽑은 흑설탕 등이 주재료이다.
'우콩’ 등 전통 건강차와 태국에서 건너 온 증류식 쌀소주인 '아와모리’(泡盛)도 뺄 수 없다.
/나하(오키나와)=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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