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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새로운 예술' 맛보기

입력
200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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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예술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퓨전(Fusion), 인터페이스(Interface), 인터랙트(Interact), 뉴미디어(New Media) 예술 등 낯설은 개념이 난무하고 있는 최근 문화계. 문화관광부는 올해를 ‘새로운 예술의 해’로 정함으로써 여기에 ‘새로운 예술’이라는 또 하나의 생소한 개념을 내놓았다.내달부터 인사동·탄광촌등서 16개 전시회

디지털접목… 장르통합·해체등 다양한 메시지

새로운 예술의 해 추진위원회 미술분과위원회는 8월부터 12월까지 무려 5개월에 걸쳐 이에 대한 해석 작업을 16개의 전시회를 통해 펼친다.

“새로운 예술이란 사실 있을 수 없지요. 예술은 변화하는 것이니까요. 굳이 새로운 예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선택해 내야 할 그 무엇이 아닐까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주목했어요. 정보화를 통해 미술 매체들이 다양화하고 관객과의 소통방법도 쌍방향으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여성, 하위문화, 인종, 지역 공동체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예술의 장르간, 심지어 삶과 예술의 경계까지도 해체, 소멸, 통합, 재구성되고 있는 현상들이 새로운 예술의 주요한 경향이 아닐까요.”

이번 행사를 준비 중인 김용익, 임대식, 박완철, 서진석, 김범, 강은수, 이중재, 배영환, 홍현숙, 안성희 등 기획자의 말처럼 이러한 다양한 흐름을 담아보자는 축제이다.

‘새로운 예술’의 물줄기는 지역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서울 인사동을 중심으로 사간동 문화벨트, 홍익대, 세종문화회관에서 심지어 강원도 정선의 탄광촌까지 이어진다. 물론 인터넷 상의 웹사이트도 빠질 수 없는 새로운 예술의 공간이다.

홍대 앞 시장통에서 벌어지는 ‘시장통 메이크업’(9월 20일~10월 20일)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미감을 통해 국적 불명의 간판들을 새롭게 화장해 새로운 시각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업이다.

또 ‘인사동과 표지판들’(9월 27일~10월20일)은 예술의 거리 인사동을 박제화한 민속문화 공간에서 역동적 공간으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인사동 로터리의 육교(10월 16일~11월 15일)에도 붉은색 플라스틱 매트를 설치,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 육교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 같은 폭신폭신한 육교로 변신한다.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종묘 앞 시민공원에서는 페미니스트 미술그룹 ‘도마’의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여성, 미술, 페미니즘을 주제로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추구해 왔던 이들은 왕실문화의 상징적 터전인 종묘를 여성의 자궁으로 재구성해 여성해방특구 ‘아방궁’(아름답고 방자한 자궁)을 조성한다.

이제는 우리에게 잊혀진 공간이 된 ‘탄광촌’, 우리 사회의 소수계층인 ‘노숙자’에 대한 문제도 미술이란 형식으로 통해 해석된다.

노숙자 프로젝트에는 미술가와 사회학자, 디자이너, 홈리스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노숙자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한 후 ‘갤러리 보다’(11월 22~28일)에서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대안을 모색한다.

이른바 확장된 형태의 ‘현장미술’이라고 할 수 있다. 탄광촌 프로젝트(8월 5~13일)는 21세기 청년작가회 회원, 현역작가, 대학연합팀 등 300여명이 정선군 고한면 삼탄 광업소에서 다양한 전시회로 탄광촌을 미술관으로 만든다.

이번 미술축제 기획은 모두 공모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새로운 예술의 해 미술분과위원회는 기획자들에게 전시 지원금 총 1억 2,000만원을 보조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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