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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日·獨은 왜 NMD왜 반대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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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日·獨은 왜 NMD왜 반대하지 않나

입력
200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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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NMD(국가미사일 방어) 계획을 두고, 전세계가 동요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는 물론 영국 등 서방국가들도 미국의 NMD를 비판하고 있다. 국내에도 NMD가 남북관계를 꼬이게 하고 있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들의 협력을 얻는데 부정적 측면이 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또한 NMD에 관한 국내 보도는 군비경쟁을 초래하여 세계의 안정적 질서를 해치고 단지 군산복합체(軍産複合體)의 이해에 따른 것이라는 혹평이 주류를 이룬다.

그럼에도 미국은 NMD 구상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세계의 부정적 여론을 뒤로하고, 미국은 왜 미사일 방어에 나서는 것인가? NMD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 레이건 행정부때부터 모색되어온 미국의 전략 사상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핵무기에 의한 공포의 균형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핵무기 경쟁을 하는 가운데 자연히 이루어졌다. 너무 많은 핵무기로 인하여 어느 쪽도 핵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현재 핵균형 상황은 서로서로 상대방의 핵보복력을 인정하고 핵공격에 시민들을 취약하게 둘 수록 전략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

현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류는 이제 핵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최첨단 기술을 가진 미국은 발전하는 미사일 방어 기술을 배경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시민을 핵공격에 취약하게 노출시킴으로써 전략적 안정을 이루는 억제 상황에서 시민 방어를 통한 억제체제로 전환을 꾀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우선 기존 핵보유국의 우발적 발사나 북한 등과 같은 핵개발국들로부터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NMD와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을 대체하는 TMD(전역미사일 방어)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NMD에 가장 반대하는 국가들은 역시 중국과 러시아이다. 현재 중·러 공히 핵전력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재래식 전력의 약화에 따라 핵의존을 강화하는 신군사독트린을 택한 바 있고, 중국도 전략 핵무기의 강화와 함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주변국들의 핵무장에 따라 전술 핵전력의 강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전략 방어체제를 갖추게 될 경우 중·러의 핵전력은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 동맹국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중러와는 다르다.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미본토와 동맹국을 연계하여, 동맹국에 대한 핵공격에 대해서는 미본토에 대한 공격을 각오하고 핵보복력을 사용하여 동맹국에게 강력한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본토가 핵방어망하에 들어가게 될 경우 미본토와 동맹국의 안전상의 연계는 사라지고 유럽만의 제한 핵전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유럽국가들이 미국의 NMD를 비판하는 데에는 핵우산 약화를 우려하는 속셈이 존재한다.

주목되는 점은 미국의 NMD 개발이 한반도 정세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미NMD 개발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 북한 사이의 반NMD TMD 연대가 모색되고 있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은 NMD 문제가 한반도와 여하히 연관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오키나와 G8 정상회담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바 있으며, 미·북간에는 본격적인 미사일 회담을 앞두고 있다.

창과 방패를 둘러싼 끝없는 인류의 경쟁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또 한번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다. 우리는 비핵국가이지만 주변국들은 모두 핵보유국이거나 잠재력을 갖는 국가이다. 왜 비핵국가인 일본과 독일이 미국의 NMD에 반대하지 않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윤덕민·외교안보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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