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산망으로는 위조된 주민등록번호 확인이 불가능한 허점을 이용, 가짜 신분증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서울 종로경찰서는 24일 존재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를 조작한 뒤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현금서비스 등을 받는 수법으로 5억여원을 가로챈 김모(45·무직)씨 등 3명에 대해 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컴퓨터 스캐너 등을 이용, 가상인물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운전면허증과 납세사실증명원 등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9개은행 80여개 지점에서 25명의 가상인물 명의로 신용카드 100장을 발급받아 5억3,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주민등록번호 맨 끝자리에 아무 숫자나 대입해 가상의 번호 수백개를 먼저 만든 뒤 이 번호를 각 은행 전화 ARS서비스에 입력, 이중 사용이 가능한 번호만으로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카드를 발급 받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H은행 전산부 관계자는 “은행전산망은 정부가 갖고 있는 행정전산망처럼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길이 없어 허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이같은 은행의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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