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결과였다. ‘별중별’을 자처하며 육상 200m 왕좌를 놓고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던 ‘인간기관차’마이클 존슨(33)과 ‘총알탄 사나이 ’모리스 그린(26)의 200m 세기의 대결은 또 다시 한편의 해프닝이 되고 말았다.존슨과 그린은 24일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벌어진 시드니올림픽 미국육상대표 선발전 200m 결승서 레이스도중 둘 다 왼쪽 다리부상으로 경기를 포기, 시드니올림픽 200m 출전이 좌절됐다.
200m 세계기록 보유자 존슨은 이미 23일 예선전에서 오른쪽 대퇴부경련으로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결승레이스에서 한 발 늦게 스타트를 한 존슨은 50m 커브지점에서 걸음을 늦추며 이상징후를 보이더니 80m지점에서 결국 트랙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왼쪽 대퇴부경련이 문제였고 결국 들것에 실려 트랙밖으로 밀려났다. 뜻밖의 기회를 잡는 듯 한 그린도 불운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린 역시 100m 지점에서 갑자기 절뚝거리며 경련이 일어난 왼쪽허벅지를 부여잡고 레이스를 포기했다.
애틀랜타 올림픽 200, 400m우승자인 존슨은 시드니올림픽 2관왕 도전이 무산됐고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 200m우승자인 그린도 주종목인 100m와 400m계주만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
존슨은 레이스후 “200m 와일드 카드출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가장 고통스런 순간이다”며 대단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스프린터들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진 200㎙는 대학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인 21세의 신예 존 카펠이 19초85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카펠은 결승전 두 시간 앞서 열린 준결승서 20초03으로 존슨(20초14)과 그린(20초30)을 제압, 둘을 머쓱케 하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편 100m와 멀리뛰기를 휩쓸었던 ‘단거리 여제’ 매리언 존스는 여자 200m서 21초94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잉거 밀러(22초09)를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 파보 누르미(핀란드)이후 올림픽 5관왕 도전에 파란불을 밝혔다.
여자육상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스테이시 드래질라가 4.63m로 자신의 세계기록(4.62m)을 1㎝ 경신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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