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한 퀴즈프로그램에서 기린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장면이 나왔다. 생사를 가르는 현장을 자못 긴장한 채 숨죽이며 보는데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사자를 떼어내기 위해 뒤뚱뒤뚱 뛰어가는 기린의 뒷모습을 보던 방청객들이 웃음을 터트린 것이다.생존의 갈림길에서 두 생명체가 치열하게 맞붙은 모습이 그들에게는 그저 한바탕 웃음거리 밖에 안된다는 생각에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그와 함께 한 순간 한 장면에 희희낙낙해 단 1분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그들을 탓하기 전에 그들의 경박한 웃음과 환호를 요구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경욱·서울 양천구 신정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