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안내표지판이 제기능을 하기 위한 세가지 중요사항은 안내정보의 정확성, 연계성 그리고 시인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문표기의 경우는 이 세가지 모두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전혀 다른 의미의 영문단어를 쓰거나(정보성), 동일한 지명에 대하여 다른 철자로 표기하고(연계성), 띄어쓰기나 붙여쓰기가 잘못되거나 너무 작게 쓰여져 읽기가 거의 불가능한(시인성) 사례가 매우 많다. 이번 영문표기법 개정을 계기로 포괄적인 도로표지판 정비를 위해 몇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영문표기에서 우리나라 행정구역 명칭이 통일되어 있지않다. ‘시’를 ‘city’로 쓰거나 ‘shi’로 쓰기도 하며 ‘읍,면,동,리’등을 쓸 때는 붙여서 쓰기도 하고, 띄어서 쓰기도 하며 때로는 하이픈(-)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행정경계를 city, province, county 등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외국인들이 알고 있는 그들의 행정경계의 체계와 비교하게 되어 오히려 혼란을 주기 쉽다. 특히 우리 나라의 ‘군’은 한결같이 ‘county’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county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여러 시를 포함하는 광역자치단체를 지칭하는 말이므로 우리 나라의 군과는 차이가 크다.
행정경계를 나타내는 단어의 일치를 위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뜻이 불분명한 city, provice, county 등을 쓰는 것을 페지하고 지금의 읍, 면, 동처럼 Shi,Do, Khun 등과 같이 고유 명칭으로 통일하는 것을 제안한다.
Shi, Do, Khun과 같이 영어에는 있지도 않는 단어를 쓰게 되면 그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들도 궁금하면 물어보거나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글자의 크기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한글 안내정보도 크기가 작은데 하물며 그 밑에 더 작게 쓰여진 영문표기는 차를 세워 놓고 읽기전에는 인식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근하면서 고령운전자가 급속히 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글자 크기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지는 것이 절실하다.
한편 글자의 크기가 너무 많은 정보를 한 표지판에 기록하려다 보니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은 영문표기가 필요없는 경우가 많다.
주요관공서, 주요도시, 문화재, 주요도로 등은 영문표기가 병기되어야 하겠으나 나머지 작은 지명이나 장소는 글자 자체가 안내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불편이 다소 따르겠으나 이국에서 그 정도의 불편이야 누구나가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우석 경기개발연구원 교통정책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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