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및 개인 고객 위주의 영업을 활성화하겠다던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오히려 중소기업 대출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금융계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의 6월말 현재 총 대출잔고는 213조9,643억원으로 이중 중소기업 대출은 37.03%(79조2,44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엔 37.81%였다.
이중 제일은행의 6월말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28.40%(3조644억원)로 지난해 말 34.05%(3조1,213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제일은행이 올들어 외국계 은행으로 변신한 뒤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대출을 중단하거나 회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평화은행도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22.21%(7,704억원)이었으나 6월말 현재 16.05%(6,996억원)로 크게 줄었다.
시중자금이 몰려들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대형 및 우량은행들의 행태도 비슷하다. 주택은행은 올들어 수신증가액이 무려 9조여원에 달하는 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출은 4,763억원 늘리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지난해말 15.09%에서 14.22%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빛(0.06%포인트) 조흥(0.30%포인트) 외환(0.30%포인트) 서울(0.48%포인트)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들도 모두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줄어들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늘어난 은행은 국민, 하나, 한미 등 3개 은행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신증가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줄고있는 추세”라며 “특히 몇몇 우량 중소기업에는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도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해 자금시장 경색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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