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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SOFA, 왜 헌법소원을 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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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SOFA, 왜 헌법소원을 냈는가

입력
200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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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도 법률과 같은 효력이 있고 그에 의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때에는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됨은 물론이다. 또한 헌법상 평등권은 내외국인에게 동등하게 적용되고 다만 정치적 기본권이나 일정한 범위의 재산권만이 외국인에게 제한된다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둔군 지위에 관한 협정(SOFA)의 행사재판권 관련규정들은 외국인인 주한미군 피의자, 피고인들에게 내국인보다 형사절차상에서 특별하게 우대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오히려 내국인을 역차별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즉 주한미군은 한국이나 한국국민의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더라도 형이 확정될 때까지 그 신병을 미국당국이 구금하여 보호해주고 있고 호의적 고려를 내세운 정치적 고려하에 한국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수사단계에서부터 재판의 집행에 이르기까지 변호인도 아닌 미군관료가 관여하여 형사절차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재판과정에서 미군의 체면과 위신에 상응하는 변호나 대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판을 거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미군범죄인이 무죄를 받거나 또는 경미한 형을 받은 경우 미군이 상소하지 않으면 한국의 검찰은 상소할 길이 없어 결과적으로 미군범죄자들의 소추와 재판을 어렵게 하거나 또는 재판을 받는 길을 아예 막고 있다.

이는 한국의 형사사법권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자 미군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헌법상 평등권과 재판절차에서의 진술할 권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라 하겠다.

금년 초 서울 이태원에서 변태적 성행위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한미군 제2사단 소속 매카시 상병에 의해서 주점 여종업원이 살해됐다. 그후 매카시는 한국 법원에 의해서 징역8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그의 신병은 미군당국이 관리하고 있다.

결국 살해된 여종업원의 가족들은 범죄 피해자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불합리한 위 조약으로 인해 침해된 기본권을 구제받고자 헌법소원에 호소하게 된 것이다.

한편 SOFA 제3조 제1항, 제4조 제1항은 미군주둔지역 안에서의 토지와 시설에 대한 미군의 배타적, 전속적 관할권을 인정함과 동시에 오염된 토지 등에 대한 미군측의 원상 회복의무와 보상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군이 점유하고 있는 토지나 시설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어떤 일이 발생하든, 또는 아무리 오염된 상태로 미군기지와 시설을 반환하더라도 한국정부는 환경, 토지 오염의 방지를 요청하거나 오염된 토지나 시설의 보상을 요구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이를 증명하듯 14일 주한미군은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용산 미8군 지역내 하수구를 통해 한강에 무단방류한 사실을 공식으로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독극물의 한강 방류를 방치하는 근거가 되는 SOFA 규정들은 헌법상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국민의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강을 생활공간으로 삼고 있는 시민으로서 헌법소원을 내게 된 이유가 있다.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경실련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SOFA의 많은 부분이 위헌소지가 다분함에도 형사 및 환경권 관련부분만을 그 대상으로 삼은 것은 위 부분이 헌법 소원의 제기 요건을 우선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릇 조약의 경우 체약국 간의 상호성과 평등성이 그 생명임은 국제법상의 원칙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조약으로서의 호혜평등성이 현저히 결여되었을 뿐만아니라 위헌성이 뚜렷한 SOFA에 대해 과감하게 위헌판단을 하여 최후의 헌법수호기관으로서의 권위를 세워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헌재의 위헌 판단 전이라도 SOFA의 전면개정에 당당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며 미국 역시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조항을 앞장서 개정함으로써 한미관계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석연·경실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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