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노동자들의 과격 테러행위와 환경파괴투쟁이 심각하다.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노동자들의 불만과 시위가 예전에 없던 양상으로 발전한 것이다.
프랑스 북동부 아델쇼펜 맥주공장 종업원들은 지난 20일 회사측의 공장폐쇄 조치에 맞서 공장을 점거한 채 맥주 수 천ℓ를 쏟아 버리고 액화석유가스탱크에 불을 질러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그룹에 속한 이 맥주공장은 최근 몇 년 사이의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공장폐쇄를 결정했다.
회사측은 100여명의 종업원들을 다른 공장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다른 공장도 폐쇄될 것을 우려한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회사측이 조업재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가스탱크를 폭파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앞서 벨기에와의 국경 지역인 지베의 셀라텍스 화학섬유 공장 노동자들도 공장폐쇄 계획에 항의, 17일 인근 뫼즈강에 유독성 물질인 황산 5,000ℓ를 흘려보내고 공장내에 보관중인 화학물질을 폭파하겠다고 협박, 정부를 긴장시켰다.
이 공장은 황산 5만6,000ℓ와 황화탄소 46톤, 공업용 소다 90톤을 저장하고 있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근 하천으로의 황산유입은 막았지만 셀라텍스 사태는 환경을 볼모로 한 노조의 신종 투쟁방식이라는 점에서 전국적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에선 트럭운전사들의 국경봉쇄나 농축산물 수입에 항의하는 농부들의 시위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잦은 편이지만 가스폭파위협이나 환경오염 기도 등의 과격한 행위는 처음 등장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투쟁방법에 좀처럼 시비를 걸지 않는 진보적 언론들도 최근의 과격행위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르몽드는 사설에서 "셀라텍스 사태는 프랑스 노사관계에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고, 르파리지앵도 "노동자들의 절망적 상황은 이해하지만 그 때문에 폭력사용이 정당화된다면 앞으로 같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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