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 남부 등에 쏟아진 ‘게릴라성 폭우’는 지난해 8월 수해를 가져온 집중호우와 닮은 꼴이다.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기단(CP)이 이례적으로 남하, 고온다습형 북태평양 고기압세력과 맞부딪쳐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한랭전선을 형성했다. 그리고는 마치 목욕탕의 뜨거운 수증기가 차가운 천장에 닿은 뒤 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듯 좁고 강한 비구름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곳에 국지적인 호우를 퍼부었다.기상청은 “띠모양 구름대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상층 대기가 균질하지 못한 지역에 소나기성 강우를 쏟았다”고 설명했다. 22일 하룻동안 391.0㎜의 비가 내렸던 용인의 경우 오후 5시부터 2~3시간 만에 254.0㎜가 쏟아진뒤 밤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쳤다. 같은 시각 인근 평택에는 한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여름철 한기의 잦은 남하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축은 기상학계에서도 분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1998년과 99년에도 같은 특징을 가진 호우가 내렸고 올해 기압계 패턴도 유사하기 때문에 방재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내달 상순까지 이런 형태의 집중호우가 계속 찾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