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들이 아직 관치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한국경제 최대의 현안인 현대그룹 문제를 수수방관할 수는 없지 않느냐.“
전경련이 22일 제주신라호텔에서 개최한 하계세미나. 전경련의 주요 회원사 최고경영자를 포함,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 경제팀의 수장인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과 재벌정책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이 특별강연을 했다.
이 장관과 전 위원장은 ‘예상대로’한국경제의 최대 현안이자 ‘뜨거운 감자’인 현대그룹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정부각료가 공개석상에서 특정기업의 경영문제를 얘기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이 장관은 현대건설의 유동성문제와 관련,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도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만나는 즉시 계열분리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A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최고당국자가 특정기업의 신용문제를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게 시장경제란 말인가”고 쏘아댔다.
정부당국자는 이에 대해 “시장경제정책이 시장방기정책은 아니다. 한국의 시장은 아주 불완전하다. 정부는 시장시스템을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대우사태를 보지 않았느냐. 현대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한국의 시장은 아예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현대문제 처리는 관치가 아니라 중요한 국가정책이다”고 강변했다.
‘관치’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시각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조재우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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