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빠진 고무풍선처럼 축 늘어진 주가, 약발이 먹히지않는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책, 짜증스럽게 제자리만 맴도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부실기업주 등의 배째라식 도덕적 해이, 섬뜩하게 들려오는 동남아 외환위기, 1달이상 관가를 들쑤셔놓은 개각설,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여야 정쟁…. 7월 마지막 주를 맞는 시장참여자들은 마냥 피곤하고 불안하다.우선 테마주 부재, 매수주체 실종, 수급여건 악화 등 3중고에 시달리는 증시는 주말 뉴욕주가의 급락 영향까지 겹쳐 게걸음이 불가피할 것같다. 25일 폐회되는 임시국회에서 농특세도 면제되는 비과세펀드 관련법이 통과되면 투신권의 숨통이 다소 트이겠지만,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에 대한 환매압력이 8월부터 본격화돼 시장이 체력을 회복하기 쉽지않다.
채권전용펀드 조성액이 목표의 30%에 불과한 3조원에 그치고, 그나마 국공채등 안전한 곳으로만 돈이 몰려 중견·중소기업은 연일 돈가뭄을 호소하며 아우성이다. 종금사들까지 뇌사상태에 이르자 급기야 전경련이 투기등급 회사채에 대한 보증확대 등 ‘비아그라 정책처방’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관치논란과 개각설의 와중에서 자리보전에 급급한 관리들은 눈치만 살필 뿐이다.
당면한 금주의 관심은 2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 처리와, 현대차 계열분리 및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 특히 현대문제와 관련, 정부는 ‘시장의 힘’이 최적의 결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시장은 구조조정의 원칙과 명분을 흐린 채 뜨뜻미지근하기만 한 정책에 이미 신물을 내고있다. 믿던 시장의 힘에 오히려 정부가 발등찍힐수도 있다는 얘기다.
/ 이유식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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