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처벌 언급없고 "희석돼 무해" 주장주한미군측이 포름알데히드 독극물 한강 무단 방류사건과 관련, 서울시에 20일 제시했던 사과문의 내용과 수준은 무엇이었을까. 서울시는 ‘매우 부적절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군측과의 실무협상에 참여했던 서울시 김승규(金承珪)환경관리실장은 21일 “형식은 갖췄지만 알맹이가 없는 수준 미달의 사과문이었다”고 말했다.
‘폐기물 방류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으로 된 이 사과문은 서두에 ‘고 건(高 建)시장을 비롯, 서울시민과 한국 국민여러분에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A4용지 한장반 분량의 사과문 안에는 향후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이나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다만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애매한 표현으로 이를 피해갔다.
특히 ‘포름알데히드가 방류된 것은 사실이나 난지하수처리장에서 희석됐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사과문 명의는 대니얼 페트로스키 미8군 사령관으로 돼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과문 내용은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이에 대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과방문건이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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