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연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다.”툭하면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으로 뉴욕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던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모처럼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경제성장세가 최근 몇개월 동안 생산성의 급격한 하락 조짐없이 보다 적정한 수준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출이 둔화함으로써 수요가 적정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특히 이자율에 가장 민감한 주택부분이 빠른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의 이같은 언급은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에게 내달 22일 열리는 FRB 회의에서 금리가 현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메릴린치 증권의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어떤 놀랄만한 특별한 수치가 나오지 않는한 지금으로선 FRB가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미 상무부가 이날 주택건설이 지난달 3%가 하락, 2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도 연착륙 가능성 전망에 힘을 더욱 보탰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이틀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공업평균 지수는 1.38%가 오른 10,843.87포인트로,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무려 3.18%가 상승한 4,184.5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물론 그린스펀은 특유의 경고도 잊지 않았다. 최장기간의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비록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임금과 유가의 상승으로 인플레 위험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력난으로 임금 인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고, 이같은 비용증가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이 불식됐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은 이와함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4~4.5%에서 내년에는 3.25~3.75%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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