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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벤처를 돕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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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벤처를 돕는 길

입력
200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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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에 대해 ‘9월 위기설’ ‘10월 대란설’등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국내 벤처산업의 요람인 테헤란밸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 상임위원회 및 인터넷기업 경영자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의 모임이 각각 열렸다.이날 두 모임의 성격은 달랐지만, 법을 만들고 정책을 감독하는 국회의원과 벤처기업의 돈 줄인 벤처 자본주, 벤처 기업가들이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부 부처가 체육대회 등 큰 행사를 하면 그 부처 관련 민간부문의 생산성이 갑자기 높아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공무원들이 행사에 참가하느라 규제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규제 개혁’ ‘규제 철폐’는 90년대부터 세계적인 조류였고, 우리도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아직도 규제는 많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모임에서는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벤처를 돕는 길”이라는 주장이 거셌다.

■국회 과기정통위는 “헌정사상 최초로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들이 벤처 기업이 일하는 현장을 찾아가 상임위를 개최한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규제 개혁을 지연시켜 벤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로서는 “소모적인 정쟁(政爭)에 몰두하다보니 이제야 현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여당의 한 위원은 “국회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는데, 벤처 붐이 일어난 것이 언제부터였던가를 생각하면 착잡하기만 하다.

■정부나 정치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 그치거나, 그냥 한번 나가서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는 수준에 머문다면 이날 만남은 별다른 소득이 없다. 이날이 우리 벤처산업에 의미있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벤처란 말 그대로 ‘모험’인데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거나, 쉽게 포기해 버리려는 데에서 ‘위기설’은 싹이 튼다. 벤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벤처를 돕는 길이라는 것을 이날 모임은 보여줬다.

/이상호 논설위원

입력시간 2000/07/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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