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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고 못볼 '비디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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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고 못볼 '비디오 표지'

입력
200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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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계를 넘은 채 극단적으로 저질화하고 있는 성인용 에로비디오 재킷에 대해 시민단체가 심의·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서울YMCA는 21일 “올들어 출시된 성인비디오물 가운데 37편을 무작위 조사한 결과, 그 재킷에 실린 사진과 광고문구 등이 차마 눈뜨고 못볼 정도”라며 “청소년에게 대여가 안되는 에로비디오 내용과 달리, 비디오 재킷은 대여점에서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규제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YMCA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비디오업자들이 재킷은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 점을 악용, ‘난…강간같이 거친 섹스를 하고 싶어’(‘유리의 첫 경험’) ‘거침없는 전후좌우 공격에 그냥 줘버려’(‘따라지 반칙왕’) ‘오늘! 거시기털이 변신한다’(‘야! 털보여2’) 는 등 추잡한 광고문구를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YMCA 모니터 요원들은 특히 최근 성인 비디오재킷에 미성년자를 성의 대상으로 암시하는 사진들이 부쩍 많이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다. 교복모양의 옷을 입은 채 선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빨간 책가방’ ‘유리의 순결상실’ ‘전학생’ 등이 대표적인 경우.

여성들이 성폭행당하는 것을 오히려 좋아하는 것처럼 암시하는 문안과 욕설 비속어 등의 과도한 사용도 지적됐다. ‘유리! 넌 내꺼야… 아저씨 안돼요…’(‘유리의 순결상실’) ‘넌 내게 길들여진 짐승일 뿐이야’(‘감각 커플’) 등이 그 예.

이밖에 체액을 바른 여성이나 노골적인 체위의 누드여성들이 집단으로 등장하는 사진과 여성의 성기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제목들은 대부분의 에로비디오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다. ‘단감씨를 훔친 산도적’ ‘감각의 계곡’ ‘잘자~내꿈꿔, 오 넣어줘’ ‘쏘세지가 빠다를 만났을 때’ ‘섹귀모(섹스하다 죽은 귀신들의 모임)’ 등….

YMCA는 “음반 및 비디오물 게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비디오 내용만 심의할 뿐 재킷이나 제목은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며 “에로비디오물 재킷은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는 광고선전물이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분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YMCA는 특히 미성년자를 성행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진이나 이를 암시하는 제목 등은 마땅히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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