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8개국 정상회담에 선진국과 개도국간 새로운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오키나와 회담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들은 20일 도쿄(東京)에서 G8 사상 최초로 개도국 대표들과 회의를 열었다. 지난해말 미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실패하면서 “개도국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선진국의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대 현안은 총채무가 연간수출액의 2.2배 이상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695달러 이하인 40개 중채무빈곤국(HIPC)의 구제 문제다. 남반구 개발도상국 모임(G77) 대표로 나온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 등은 서방선진7개국(G7)이 지난해 독일 회담 때 정부개발원조(ODA) 및 비ODA채권을 전면 포기키로 한 합의를 조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를 제외한 G7은 개도국들의 이런 압박에 대응해 이번 오키나와 회담에서 채무국 조기 구제를 위해 협력키로 합의할 예정이다. 대신 채무구제 대상국을 상대로 빈곤대책을 제시토록 촉구하는 G7의장 성명도 발표할 방침이다.
G7 가운데 ODA채권이 가장 많은 일본은 그동안 빈곤국 구제가 군사비 전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오키나와 회담 주최국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의 만남에 주도 역할을 한 만큼 일본의 자세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1975년 프랑스 개최 이후 사상 처음 G8 회담장에 울려 퍼진 개도국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최정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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