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스님 윤키’. 김윤기(20)라는 본명과 발음은 약간 비슷하지만, ‘곤충’이나 ‘스님’ 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별 의미 없이, 그냥 ‘재미있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 특이한 이름 때문에 음반 매장에서 그의 팬들은 적잖은 애를 먹는다.
‘곤충스님 윤키’라니, 도대체 알아듣는 사람이 없다. 게다가 발매한 곳도 ‘카바레’(인디레이블 카바레사운드)란다.
그의 음악은 ‘힙합’이지만 랩이 없이 디제잉, 샘플링만 있다. 우선 ‘기본기’에 충실하고, 나중에 랩이라는 ‘살’을 덧붙이겠다는 게 윤키의 생각이다.
그 사운드조차 세련되고 정제된 힙합에 익숙해진 귀에는 다소 거칠게 들린다.
음반제작비 몇 억, 몇십 억을 자랑하는 하이테크 시대에 모든 작업을 턴테이블과 마이크 등 간단한 장비만 갖고 집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로테크, 로파이(lo_tech, lo_fi)음악이다. 사실 이 방식은 ‘거리의 음악’이라는 랩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방식이다.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가 성공한 후에도 일부러 ‘거리의 진실’을 담으려는 엉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아이들의 수다, 불경 강독, 영어회화 테이프 등 잡다한 소리들을 월드뮤직, 올드팝 등 다양한 장르를 샘플링하여 담아냈다.
‘계절별 눈 화장법’ ‘달러환율의 아름다움’ ‘액체 식풀의 대안으로서의 딱풀’ ‘립튼사의 복숭아맛 아이스티’ 등, 음악과 아무 상관 없는 키치적인 곡목에 윤키가 붙이는 설명.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사람들이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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