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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제3인물' 허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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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제3인물' 허실은

입력
2000.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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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에 홀연히 ‘제3 인물론’이 부상하고 있다. 제3 인물론은 현재 부각된 차기 대권주자들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데서 출발한다.이인제상임고문, 한화갑·김근태·노무현·김중권지도위원 등 차기 주자로 거명되는 인사들이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당 외곽의 한광옥비서실장, 고건서울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같은 전제아래 일각에서는 “여권 핵심부가 지금은 정치권에서 비켜서 있지만 일단 등장하면 파괴력있는 인물을 정권재창출 카드로 숨겨놓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제3의 인물’이 실재하는 지 여부를 떠나 여권내에 차기 인물을 둘러싼 엄청난 고민이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우선 4·13 총선으로 지역정서의 벽이 다시금 확인된 상태에서 이인제고문은 영남의 반감이 걸림돌이다. 한화갑위원, 한비서실장, 고서울시장은 호남 인물이라는 것이 부담이다. 재야출신인 김근태·노무현 지도위원에 대해선 포용력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김중권지도위원은 대중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여권의 고뇌가 크다고 해서 바로 제3 인물이 실재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현재 제3 인물에 대해서는 무소속 정몽준의원의 영입설이나 한나라당 박근혜부총재를 내세운 동서화합형 구도설정 등의 얘기가 나돈다. ‘믿거나 말거나’식의 뚜렷한 근거없는 풍문 수준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영삼 전대통령과 화해해 양김 합작으로 새로운 대권 후보를 만들어 낼 것이란 얘기도 아직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이 대목에서 ‘어제 오늘’의 고민이 아닌 문제가 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제기되는 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김대통령이 “이번 전당대회는 대권, 당권과는 관계없다”고 말한 것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시각이 있다.

동교동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1위로 최고위원이 되든 그의 ‘현실 경쟁력’에 미리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힘의 쏠림을 방지하려는 방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레임덕의 시기를 늦추면서 대권후보의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음모설’에 가까운 시각도 있다. 후보 주자들의 경쟁력이 없다면 여권내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는 ‘킹 메이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 진다. 즉 여권 내에서 킹 메이커의 역할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들이 ‘제3 인물론’의 진원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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