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진행된 중동평화회담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필사적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던 19일까지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캠프데이비드에서 철수, 백악관에 도착해 곧바로 중동평화회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뒤 공군 1호기 편으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으로 출발했다.
방일 일정을 하루 연기하면서까지 막판 타결에 힘을 쏟았던 그는 "양측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일부 진전도 있었지만 가장 풀기 어려운 쟁점에 있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귀국하지 않고 협상을 계속키로 해 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G8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동안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대신 중재 역할을 맡기로 했다.
9일 동안 계속된 이번 회담은 예상대로 이_팔 양측의 핵심쟁점에 대한 입장차이가 너무 커 접점을 찾기가 힘들었다.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은 국내의 잇단 시위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해 미국의 중재안이 먹혀들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은 최고의 난제는 바로 동예루살렘의 지위 문제. 회담 내내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독립국가의 수도를 세우겠다며 양도를 요구하고, 이스라엘은 유태인의 영원한 수도인 예루살렘의 분리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외에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국경 획정과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에서도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회담 '1라운드’의 진행과정으로 미루어 올브라이트 장관의 중재로 시작될 '2라운드’ 역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이_팔 양측 정상이 캠프데이비드에 잔류키로 한 것도 회담의 성사 가능성 보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을 마지못해 수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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