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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심판이 살아야 축구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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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심판이 살아야 축구도 산다

입력
2000.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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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월드컵은 공격축구가 최전성기를 이룬 1970년 대회이며 당시 브라질_이탈리아의 결승전은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공격축구가 꽃필 수 있었던 것은 66년 대회때 ‘축구황제’펠레가 상대선수들의 고의적인 반칙에 부상하고 브라질이 중도탈락하는 불상사에서 비롯됐다.이 대회서 선수의 폭행을 묵과한 심판의 무능함이 도마위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70년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추악하고 폭력적인 플레이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약속함으로써 공격축구의 만개가 비로소 가능해졌다.

이후 세계축구의 흐름이 다시 심한 반칙과 수비위주로 바뀌자 FIFA는 90년대 중반 ‘백태클과 위험한 플레이’에 가차없는 퇴장을 주기로 룰을 바꾸었다. 98년 월드컵서 다시 싹을 틔운 공격축구가 2000년 유럽선수권서 활짝 만개한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당연히 규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판이다. 규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경기가 제대로 될리 없다.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가 ‘재미없다’‘공격축구가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한 책임의 상당부분이 심판에게 돌아간 것도 다 이런 연유에서다.

최근 심판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19일 연맹 심판위원장이 사퇴했다. 연맹은 21일 심판위원회를 소집해 문제점과 개선책을 제시할 방침이지만 심판문제가 제대로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바로 83년 프로출범이래 이어져온 구단과 심판의 뿌리깊은 불신때문이다.

1992년 2월 포항구단의 독일 전지훈련때 해프닝이 생각난다. 한 아마추어팀과의 연습경기에 선심 한명이 오지 않아 곡절끝에 구경나온 열살쯤 되는 소년이 선심을 보았다. 그 소년은 예상과 달리 너무 정확히 축구룰을 이해하고 적용해 선수들은 물론 감독까지 혀를 내둘렀다.

기자는 소년이 진짜 선심을 잘 봤기때문에 칭찬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년의 판정을 무리없이 받아들인 것은 사심없는 정직함을 신뢰했기때문이다. 국내 축구인들은 오심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작용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속된 말로 ‘(돈을 받고) 장난을 치기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무능력해서’이다. 둘 다 심각한 문제지만 그 보다는 선수단과 심판간의 신뢰회복이 선결과제가 아닐까 한다.

유승근 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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