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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푸틴 방북결과에 새 시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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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푸틴 방북결과에 새 시각을

입력
2000.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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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대통령의 북한방문은 한반도 주변정세가 화해협력 속의 경쟁 구도로 급변한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것이 무엇보다 주목할, 또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러시아 지도자의 중국에 이은 사상 첫 북한 방문으로 한·미·일 3각공조에 맞서는 북방 3각동맹이 형성된 것으로 보는 시각은 편협하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 전체가 공존과 협력, 경쟁의 큰 틀을 새로 짜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된다.

푸틴의 방북을 평가하는데 유념할 것은 러시아가 공산국가가 아니란 사실이다. 또 러시아가 안보 경제협력의 최우선 파트너로 삼은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는 다만 미국이 국제질서를 독단하는 것을 견제, 최소한의 균형을 이루려는데 이해가 일치할 뿐이다.

푸틴의 방북은 한반도 화해기류에 편승, 한반도 정세변화에 연고와 이해가 있음을 밝혀 두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더 큰 목적은 변화대세에 동참해 북한과 협력관계를 회복, 실리를 챙기는데 있다. 푸틴의 ‘강한 러시아’는 나라안을 향한 구호일 뿐, 북한을 끼고 전략적 게임을 할 처지는 못된다.

두 나라 공동선언은 이런 배경을 확인시켜 준다. 두 나라는 미국의 미사일방위(NMD)구상 반대와 탄도탄 요격미사일(ABM)협정 지지를 선언했으나, 이는 공동의 명분을 서로 확인한데 불과하다. 내정불간섭 원칙 지지 등을 천명한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외국의 우주로켓 발사체 제공을 조건으로 탄도미사일 개발포기 의사를 밝힌 것도 크게 주목할 변화는 아니다. 대포동 미사일이 평화목적 위성발사용이란 주장과, 이미 미국에 개발포기 대가로 제시한 ‘30억달러’요구를 되풀이한 셈이다.

우주탐사 로켓을 개발한다는 구실과, 미사일에 그대로 쓸 수 있는 로켓을 제공하라는 전제조건은 모두가 허황된다.

푸틴은 이런 ‘빅딜’에 몫을 부담할 뜻이 없다고 밝혀, 북한에 걸린 전략적 이해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군사적 지원을 언급하지 않고, 북한의 부채탕감 요청을 거부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러시아는 무엇보다 북한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천연가스관 건설 등 실리추구에 의욕을 보였다.

공동선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국제테러를 비난한 사실이다. 미국이 ‘테러지원국’ 규정과 국제 금융지원 봉쇄를 해제해 주기를 기대한 제스처로 보인다. 공산주의를 배신했다는 이유로 결별을 선언했던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회복한 것과 함께, 국제사회 편입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푸틴의 방북결과는 북한의 변화와 동북아 새 질서의 중심논리가 경제임을 새삼 일깨운다. 새 시대에 걸맞은 안목으로, 큰 변화의 방향을 가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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