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4시 MBC A스튜디오에서 ‘세 친구’의 24일 방송분 녹화가 한창 진행중이다. 탤런트 배도환이 2분 정도 나와 “어어 이거 안 되잖아!” 등 대사 몇 마디 하고 사라진다.요즘 드라마나 시트콤에 때도 없이 배도환 같은 카메오(Cameo)가 등장한다. KBS ‘멋진 친구들’에 김현정, 클론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이 수시로 카메오로 출연한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新귀공자’ 12일 방송 분에는 아나운서 신동진, 탤런트 안재욱 정준호가 최지우 신랑감 후보로 화면에 잠시 얼굴을 내비쳤다.
또한 ‘세 친구’에선 농구 선수 허재가 카메오로 깜짝 출연한 바 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PD, 아나운서,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 스포츠스타, 전문직 종사자 등 다양하다.
카메오의 원래 의미는 보석으로 만든 액세서리 종류 중 하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시청자나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중요한 장면에 잠깐 동안 나오는 유명한 사람을 지칭한다.
보통 카메오의 출연 시간은 3분을 넘지 않는 게 원칙. 엑스트라와의 차이점은 출연자가 유명인이라는 점이다.
카메오는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최근 브라운관에 빈번하게 보이는 카메오는 과연 제작진이 의도한 효과를 보는 것일까? 볼거리를 제공해 눈길을 끌어야하는데 시청자는 무조건 유명인이라고 해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상황에서 출연해 의외의 연기를 펼쳐야하는데 요즘 상당수 시트콤이나 드라마에선 그렇지 못하다.
‘新귀공자’의 아나운서 신동진과 ‘멋진 친구들’의 김현정 등은 극의 흐름을 끊고 부자연스런 연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카메오 기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친구’에서 MBC 드라마 ‘허준’의 전광렬이 한의사로 나와 윤다훈의 상사병을 치료하는 것은 성공적인 카메오 기용이었다.
최고의 카메오?
방송가에선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카메오 역할을 가장 잘 해내는 사람으로 김혜수, 안재욱, 장동건, 이훈, 안문숙, 최종원, 아나운서 임성민, 개그맨 임하룡 등을 꼽는다. 이들은 극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시청자의 의표를 찔러 시선도 끌고 재미도 준다.
그리고 카메오를 가장 잘 활용하는 연출자는 조이TV 프로덕션의 송창의 PD,
JS픽쳐스의 이진석 PD, SBS 김병욱 PD 등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카메오를 기용한다. 송창의 PD는 “대본의 내용을 완전히 소화한 다음 카메오를 선택한다.
기존 배역과의 조화 여부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기 때문에 카메오를 출연시킬 때는 매우 고심한다”고 말했다.
카메오의 출연료는?
영화 배우 숀 코넬리는 영화 ‘로빈 후드’에서 사자왕 리처드 역으로 단 90초 카메오로 출연하고 무려 50만 달러(5억 5,000만원)를 받았다.
그러나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연출자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우정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연료는 거의 없는 편이고 간혹 식사비와 교통비 등으로 일정액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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