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성장모델은 저임금 노동력과 외국의 자본·기술에 의존한 전형적인 자유무역이다. 그 결과 산업구조는 기형화했고, 내수 및 부품·소재산업도 거의 무너졌다.멕시코국립대학 고디네즈교수는 “총 수출의 93%를 총 고용의 5.65%에 불과한 대기업과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산업분야가 차지하고, 나머지 7%를 기타 중소기업들이 차지하는 게 멕시코 산업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마킬라도라 열풍속에 생존에 성공한 이들 기타 중소기업들도 대부분 외자도입에 성공한 기업들. 당연히 현지 업체들은 제품생산에 필요한 단순 부품과 소모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현대정공 관계자는 “원자재는 물론이고 장갑 베어링 볼트 너트 등 부품의 절대다수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멕시코 정부도 뒤늦게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중·소규모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고있다. 멕시코 통상산업개발부와 재무부측은 외국인 중소규모투자 유치를 위한 금융·세제혜택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이같은 멕시코 수출산업의 전방(前方) 틈새산업을 찾아 뿌리를 내리려는 외국 투자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독자적인 북미시장 접근이 어려운 우리로선 북미자유무역지대의 중심인 멕시코가 ‘뉴 엘도라도’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멕시코 한국대사관측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공동으로 이달 12,13일 현지 중소자본 창업설명회를 개최했다.
IMF직전인 97년 3,000~4,000명에 불과하던 교민수가 불과 3년여만에 1만명으로 급증했고 교민 대다수가 의류·봉제, 상업 등 일부 사업에 집중되는 부작용이 나타남에 따라 업종다변화를 유도하고 다양한 사업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여기서 건설현장 등에서 흔히 쓰이는 코팅 목장갑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거나 값비싼 가죽제품을 쓴다는 점에 착안, 현지 생산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와 비닐봉투와 종이박스 등을 생산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례 등이 발표돼 큰 관심을 모았다.
현지에서 의류공장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승훈(52)씨는 “전망밝은 사업 아이템이 많고 사업환경도 비교적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결정 전에 업종선정 등 면밀한 사전조사는 물론 현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멕시코 총투자 추이 (단위: 1,000달러(건수))/그래픽
95년 65,832(25)
96년 103,498(34)
97년 136,988(38)
98년 183,919(42)
99년 192,140(47)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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