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국정조사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이상희)가 19일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테헤란 밸리에서 ‘현장 상임위’를 열었다.여야 대치가 시작된 후 소속 의원들에게 ‘상임위 불참령’을 내렸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과기정통위원회가 상임위 전체회의 대신에 간담회로 회의형식을 바꾸자 논란 끝에 회의 참여를 허락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인력과 자금 이탈로 불황을 겪고 있는 벤처업계에서도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패 국회 파행 가운데 모처럼 민생현장을 찾아온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비씨큐어 박성준 대표는 “정보화기술 관련 법이 필요할때마다 서둘러 제정되는 바람에 복잡하게 연관된 지식정보사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체계적인 법제정을 주문했다.
㈜티지토닷컴 김근태 대표는 “벤처기업군이 국내 경제의 큰 축으로 등장하고 있는데도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진 ‘반벤처 정서’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세지 지원 등 제도적 활성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마리텔레콤 장인경 대표는 “벤처기업이 어렵사리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한 후 세계시장에 진출하려고 해도 제도적 미비점이 많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위원장은 “국회가 원만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과 함께 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한 의원들에게 감사한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앞으로 입법활동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프리텔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민주당 김영환 정동영, 한나라당 최병렬 김진재 김영춘 의원 등 11명이 참석했다.
의원들도 벤처기업 대표들에게 기술관련 정보 등을 묻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였지만, 오후 늦게 운영위 개회를 둘러싸고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일부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 ‘민생’에만 전념할 수 없는 정치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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