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 단 한 홀만으로도 충분했다. 그의 15번홀 플레이는 ‘클라렛 저그(Claret Jug·우승은컵)’가 누구의 손에서 찬란한 빛을 발할 것인지를 웅변했다.최연소 그랜드슬래머의 탄생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별들의 각축장, 제129회 브리티시오픈. 이목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타이거 우즈는 대회개막 하루전인 19일(한국시간)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가진 연습라운드에서 특유의 역동적인 장타력과 정교한 벙커샷으로 우승후보 0순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특히 스윙코치인 부치 하먼, 마크 오메라, 마크 캘커베키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즈는 15번홀(파4·401야드)에서 완벽한 드라이버티샷을 구사, 무려 379야드를 걸어가서야 볼을 발견했다.
다음에는 신기의 벙커샷 차례였다. 티샷볼이 어린이용 풀장크기의 거대한 항아리벙커속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릎 뒷부분이 벙커의 벽면에 걸려 스탠스를 제대로 취할 공간조차 거의 없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우즈는 거침없이 모래속의 볼을 짜내어 그린에 올렸다. 그것도 핀 5m지점에. 동반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캐디의 두 마디가 비로소 침묵을 깼다. “나이스 샷.”
마크 오메라는 “우즈는 그야말로 완벽한 골퍼다. 힘, 정확성, 부드러운 롱아이언샷, 퍼팅감, 코스에 대한 통찰력, 트러블샷 처리능력, 확고한 정신력, 과감한 승부기질,… 또 무엇이 빠졌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즈는 연습을 마친 뒤 “우승하고 싶은 대회와 장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US오픈과 세인트 앤드루스의 브리티시오픈이었는데 올해 이 두 대회를 역사적인 코스에서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맞았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한편 웹사이트 스포팅 오즈닷컴(www.sportingodds.com)에 따르면 도박사들은 우즈의 우승확률을 7분의 4로 추정했다. 현지 도박사들 역시 우즈의 우승확률을 9_4로 가장 높게 꼽았고 어니 엘스(남아공)는 14_1, 리 웨스트우드와 콜린 몽고메리(영국)는 16_1로 보았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입력시간 2000/07/19 18:42
우즈-프라이스-고셋 한조 '티샷'
‘호랑이’의 목에 방울을 걸 첫 상대는 노련한 닉 프라이스(짐 바브웨)와 신예 아마골퍼 데이비드 고셋(21·미 텍사스대)이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대회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조편성에 따르면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는 20일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파 72)에서 시작되는 제129회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서 오후 5시30분 프라이스, 고셋과 함께 1번홀에서 티오프한다.
프라이스는 세계적인 명코치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수석제자로 94년 이 대회 우승컵을 차지한 관록의 스타플레이어이며, 고셋은 지난 해 김성윤을 꺾고 US아마추어선수권을 차지한 미국의 차세대 선두주자다.
‘타도 우즈’의 최선봉장으로 꼽히는 유럽의 강호 리 웨스트우드(영국)는 지난 달 미 PGA투어에서 2연승을 거둔 인디언골퍼 노타 비게이 3세, 제프 매거트와 한 조를 이뤄 오후 4시40분 출발한다.
지난 2개월간 유럽투어 3승을 올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웨스트우드는 최상의 감각을 흐트릴까봐 지난 주 로치 로먼드대회 조차 불참할 정도로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쏟아왔다.
지난 대회 챔피언 폴 로리(영국)는 오후 8시20분 프레드 커플스, 존 휴스턴과 맞대결하며 유럽상금왕 콜린 몽고메리(영국)는 데이비스 러브3세, 톰 셰어러와 9시40분에 라운드를 시작한다.
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마스터스 챔피언 비제이 싱(피지), 데이비드 듀발은 어니 엘스(남아공)와 각각 오후 10시, 10시30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브리티시오픈 주요선수 티오프시간
--------------------------------------------------------------- 날짜 시간(오후) 출발홀 조 편 성--------------------------------------------------------------- 20일 4시40분 1번 비게이 3세, 리 웨스트우드, 제프 매거트 " 5시30분 1번 타이거 우즈, 닉 프라이스, 데이비드 고셋 " 8시20분 1번 폴 로리, 프레드 커플스, 존 휴스턴 " 9시 1번 호세 올라사발, 톰 카이트, 마이크 웨어 " 9시10분 1번 존 댈리, 마이클 캠벨, 스티브 존스 " 9시40분 1번 몽고메리, 데이비스 러브 3세, 톰 셰어러 " 10시 1번 세르히오 가르시아, 짐 카터, 비제이 싱 " 10시30분 1번 데이비드 듀발, 어니 엘스, 스틴 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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