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8일 김영삼 전대통령이 전날 이회창 총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전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뜻밖이다.속내는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나타난 대응은 부드럽기 그지없다. 권철현 대변인은 “김전대통령이 이총재에게 충고를 한 것이다.
다 잘되라고 한 얘기 아니냐”고 했고, 또다른 당직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총재의 ‘실기(失機)’를 안타까워서 한 얘기로 봐야 한다. 오히려 좋은 약이 됐다”고 말했다.
이총재도 오전에 있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가 나서 이러쿵 저러쿵할 게 아니다”라며 그다지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박종웅 의원은 “13일 있었던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의 상도동 회동이 화기애애했다는 것은 이총재 주변의 해석일 뿐”이라고 재차 못을 박았다. 박의원은 아직까지 당무위원 수락 거부의 뜻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한나라당과 상도동 사이에 냉기류가 찾아든 것은 아니지만 관계를 개선하려면 더 가야할 길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YS는 이총재에게 아직까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상대’라는 뜻이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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