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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 東亞-EU-美 3각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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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 東亞-EU-美 3각재편"

입력
200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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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급속히 하나로 뭉쳐가고 있어 세계질서가 유럽연합(EU), 미국, 동아시아의 3각 구도를 향해 재편되고 있다.반세기전 유럽에서 일어난 것과 유사한 동아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50년간의 세계 질서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원(IIE)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1일자)에 실은 '동아시아의 지역주의-3각구도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동아시아의 '아세안+3(중국 일본 한국)’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나 구조적으로는 서방선진 7개국(G7)과 비슷한 모습을 띄기 시작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더욱 세련되게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동아시아의 지역주의는 얼마전 선언된 통화스와프 체제나 아시아 통화기금(AMF)구축 움직임 등에서 볼수 있듯이 국제금융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1960년대초 유럽의 G10 국가들이 2차대전후 최초의 금융위기를 맞아 구축한 시스템과 유사하다.

중국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AMF를 한때 반대했지만 지금은 지지로 선회했으며, 홍콩과 필리핀은 유로화와 같은 단일통화를 제안해두고 있다.

EU와 미국은 세계의 금융을 G7과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적어도 중기적으로 세계 금융질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아세안+3’에 의해 일어날 것이다.

무역에서도 세계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쌍방및 다자간 협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또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와 호주-뉴질랜드 자유무역지대 연결과 한국 중국 일본간 동북아자유무역지대 구상이 협의되고 있다.

동아시아를 움직인 가장 큰 계기는 1997~199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였다.

동아시아인들은 서구의 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해 위기가 일어났다고 생각했으며, 서구가 자신들을 버렸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

IMF 프로그램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IMF 개입을 거부한 말세이시아가 성공하는 것을 본 아시아인들의 분노는 더욱 심화됐다.

여기에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무역자유화 진전 실패, 미국과 EU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 유로화를 포함한 유럽통합의 긍정적인 영향 등이 경제성장을 수출에 의존해온 동아시아 국가들을 뭉치게 했다.

동아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진전된다면 유럽통합 수준에는 못미치더라도 3각 구도를 형성하기에는 충분하게 경제적으로 융합할 것이다.

동아시아의 지역주의가 세계 체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우선 동아시아 각국에 의해 좌우될 것이며, EU와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적으로 좌우될 수 있다.

동아시아는 지금 역사적 변화의 기로에 서 있으며, 세계는 동아시아의 세계적 역할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버그스텐 소장은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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