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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단독국회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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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단독국회는 안된다

입력
200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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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힘겨루기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다간 ‘개판국회’에 이어 ‘개판정치’가 될 판이다. 한때 목소리 드높던 상생의 정치는 그새 어디로 실종됐는지, 여야가 4·13 부정선거 국정조사 문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연일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다.이 판에 자민련은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번 회기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에 은근히 추파를 던지고 있다. 정치의 구태는 이런 데서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여야 어느 쪽도 국정조사 문제에 대해 떳떳한 입장은 아니다. 여당의 경우 무조건 큰 소리 칠 수만은 없을 것이며, 야당이라고 해서 마냥 밀어붙일 수도 없다. 선거사범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가 철두철미 공정했다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야당의 주장대로 선관위의 고소·고발 건수도 여당쪽이 훨씬 많았고, 고발된 것 중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안들은 여럿 있었다.

그러나 현재 사정당국의 수사 진척도는 이런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검찰이 여당의원 봐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법선거 문제로 야당이 꿀리는 게 있으니까 오히려 덤터기 씌운다고 하거나, 방탄국회 소집을 요구하기 위한 저의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어딘가 궁색하다.

한나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어찌보면 정치의 상궤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점도 있겠으나, 동료를 국정조사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맥락에서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의 이름을 거명한 것은 실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의고 뭐고 없이 정치선배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인 행위는 그야말로 ‘철없는 행동’이다. 개판국회라는 자조의 한탄이 나오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쯤에서 여야는 서로의 목소리를 낮추고 상생의 자세를 갖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우선 중요한 것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한발씩 물러서는 일이다. 여당은 야당이 국조권을 거두고 부드럽게 방향을 틀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고, 야당은 다른 대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국정조사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민주당이 민생현안 심의를 위해 19일부터 단독으로라도 상임위를 가동하기로 했다는데, 이는 현명한 결정은 아니다. 단독 상임위는 야당에 투쟁의 빌미를 줄 공산이 크다. 그 보다, 단독국회는 늘 국민적 합의의 바탕이 결여된 것으로 치부된다는 것을 여당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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