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첫해는 이미 역사적인 정치적 격변의 시기로 기록됐다.”AP통신은 17일 올해 상반기의 대사건으로 남북한 정상회담, 멕시코와 대만의 정권교체, 푸틴의 러시아 대통령 취임 등을 꼽으면서 새천년의 첫해를 역사적인 정치 격변이 잇따른 시기로 규정했다.
AP통신은 올 상반기 국제정치의 변혁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올 상반기 멕시코와 대만에서는 영원히 권좌에 있을 것처럼 보였던 집권당이 무너지고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멕시코의 유권자들은 71년동안 집권한 제도혁명당(PRI)을 무너뜨렸다.
국영 기업의 거대한 제국, 언론매체에 대한 통제, 금품제공을 통한 유권자매수 등으로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집권당이 넘어간 것이다.
멕시코의 변혁은 앞서 일어난 대만 정권교체와 상당부분 닮은 꼴이었다. 철옹성 같았던 매만의 국민당 역시 50여년간 통치역사를 마감해야 했다.
국민당도 PRI처럼 3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거대재벌왕국이었다.
부패에 대한 분노와 경제침제에 대한 두려움이 대대적인 쇄신과 변혁의 주요 촉매로 떠오른 것이다. 부패와 진부한 정치적 독선에 빠진 나라들은 더욱 경쟁적이 되어 가는 국제 경제의 뒤안길에서 몰락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 유권자들과 정치인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의 사회학자인 알렉스 잉켈레스는 "자본주의의 활기찬 형태와 과학적 경영, 민주주의적 활력은 승리하는 진영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정보기관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지난해 말 전격 사임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권을 장악한 것 역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푸틴대통령은 아직까지 수수께끼의 인물로 남아있지만 국민적 동의하에 강한 러시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지난 50년간 원수지간으로 지낸 남북한의 정상이 만나 서로를 껴안은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베일속의 인물로 철권통치 해온 북한의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남한 최고 지도자를 만나 포옹하고 공동선언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 분단이후 최대의 화해를 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제임스 린지는 "사람들이 멕시코와 대만 그리고 특히 한반도에서의 사건과 관련, '행복한 시절이여 지금 다시’라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나, 현재의 낙관론은 6개월전 우리가 가졌던 비관론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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