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정규리그 승점제(승 3점, 승부차기승 1점, 패 0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규리그에 연장전 골든골제를 시행했던 프로연맹은 연장전이 체력소모가 많아 경기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올부터 연장전을 없애고 무승부일 경우 곧바로 승부차기를 시행하도록 했다.그러나 당초 취지와는 달리 승점제가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좋은 점보다 폐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연맹의 ‘편의주의적 행정’에 비난이 들끓고 있다.
특히 안양LG의 팀최다연승 기록(9연승)에는 승부차기 승리 2게임이 포함돼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의를 제기한다. 연맹은 시즌중에는 그대로 연승기록을 인정하고 시즌 후 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로 기록하기로 결정했다.
승부차기 패할땐 다음경기도 중압감
무승부 작전 양산 공격축구 뒷걸음질
이에 따라 안양의 9연승은 시즌 후 7승2무로 정정된다. 하지만 이는 기록의 일관성을 무시한 처사이며 팬들에게 혼란을 주는 편법이라고 많은 축구인들은 지적한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승부차기에서 패할 경우 감독은 물론 선수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돼 다음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당연히 경기의 질은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부산이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부차기에서 4연패(連敗),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
포항 박성화감독은 “전략적으로 연패에 빠진 팀은 거기서 탈출하는 것이 우선 목표인데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무모한 공격만 감행하는 등 악수를 두게 된다”고 털어 놓았다.
또 부천 조윤환감독은 “승부차기패의 정신적 피해가 연장전 골든골제때의 체력부담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수원 김호감독은 “승부차기제가 오히려 무승부작전을 양산, 공격축구를 하는 팀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관중격감의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선MBC해설위원은 “리그제는 한해동안 팀전력의 총체적인 면을 평가받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승점제는 승(3점) 무(1점) 패(0점)로 공통화돼 있는 국제관례와 리그정통성에도 맞지 않는다.
더욱이 시즌종료 뒤 1~4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하는 것은 리그의 의미를 부인하는 이상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