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오빠를 각각 북에 두고 있는 부부가 남편은 형으로부터 상봉희망 연락이 왔지만, 아내는 오빠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북측 이산가족상봉단 후보명단이 발표되면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 사람은 남편 양문열(64·경기 성남시 이매동)씨와 아내 정인혜(60)씨 부부.
양씨는 북측 명단에서 6·25때 헤어진 둘째형 원렬(70)씨를 확인,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씨는 오빠 용준(71)씨로부터 아무 기별을 받지 못해 침통해했다.
더욱이 양씨는 형이 죽은 줄로만 알고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아예 하지도 않은 반면 정씨는 오빠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상봉신청을 한 터였다.
양원렬씨와 정용준씨는 6·25 당시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 1학년, 물리학과 2학년에 각각 다니고 있었으나 전쟁통에 소식이 끊겼다. 원렬씨는 의용군으로 끌려갔다는 소문이 들렸고, 용준씨는 전사자 명단에도 없어 북으로 간 줄로만 여기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대한적십자사를 찾은 양씨는 “둘째형은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기계체조, 서예에도 능해 존경의 대상이었다”며 상봉의 기대에 들뜨면서도 아내의 아픔을 건드리게 될까 말을 아꼈다. 정씨는 “시숙이 오면 오빠 소식을 물어 생사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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