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31)씨가 14일 일본 최고권위의 문학상인 나오키(直木)상 123회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재일동포 최초의 나오키상 수상이자 지난해 현월(玄月)씨가 최고권위의 신인상인 아쿠타카와(芥川)상을 수상한 데 이은 동포문단의 경사이다.
공동 수상자인 후나도 요이치(船戶與一·56)씨가 각종 문학상을 휩쓴 중견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이타마(埼玉)현 출신으로 조총련계 초·중학교와 일본 고교, 게이오(慶應)대학 법대를 거친 그의 이번 수상작은 지난해 고단샤(講談社)가 출판한 첫 단행본‘고(GO)’. 프로복서 출신이자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전향’으로 조총련계에서 민단계로 옮긴 고등학생이 일본 소녀와의 연애를 통해 정체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경쾌하고도 감성적인 문체로 그렸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문체에서는 소설이라는 표현 형식을 발견한 데 대한 샘솟는 기쁨이 느껴진다”며 속도감있는 문체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어릴 때부터 소설이 좋았고 대학 1학년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 졸업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에 벌여 온 그는 1998년 '리볼루션 No.3’로 ‘쇼세쓰겐다이(小說現代)’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동포 3세인 그는 '한국계 일본인’을 자처하는 신세대형 재일동포이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존 재일동포 문학의 틀을 부수어 궁극적으로 '재일’이라는 키워드를 버리고 일본 문학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함께 발표된 아쿠타가와(芥川)상은 고졸 작가인 마치다 고(町田康·38)와 도쿄(東京)대학 마쓰우라 히사키(松浦壽輝·46)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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