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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들이 살아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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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들이 살아있다니…"

입력
2000.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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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적십자회가 통보해온 8·15 이산가족상봉단 후보명단이 16일 언론에 공개된 직후부터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언론사 등에는 명단과 신원확인을 요청하는 전화가 하루 종일 빗발쳤다.북의 가족이 속속 확인될 때마다 해당 가족들은 “혹시나 했지만 정말 소식이 오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환호하며 때 이른 상봉의 꿈에 젖었다.

꿈에도 그리던 큰아들 안순환(安舜煥·65)씨가 북측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덕만(李德萬·87·경기 하남시 초일동) 할머니는 “꿈이냐 생시냐”를 되뇌며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할머니는 “이번에 내려오면 따뜻한 밥을 지어 먹여야지. 못 올라가게 할꺼야. 이제 내가 데리고 살아야지”라며 아들을 꼭 만나게 되기를 기원했다.

북한의 인민배우 박 섭(朴 燮·75)씨의 동생 병련(炳連·63·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반세기동안 꿈에도 잊지 못했던 형이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할 나위없이 기쁘다”면서 “최종 방문단 100명에 포함돼 광복절에 꼭 상봉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형 김봉회(68)씨가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동생 김규회(67·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씨와 북의 동생 하재경(65)씨의 형 재인(73·서울 서초구 잠원동)씨 등도 “죽기 전에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목이 메었다.

특히 이번에 상당수 북의 아들이 부모를 찾았으나 부모는 이미 고령으로 떠난 지 오래인 경우가 많아 “남북 교류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북측 명단 가운데는 한국전쟁 당시 월북했거나 의용군으로 끌려간 사람이 상당수로 이들의 남쪽 가족은 일반 실향민과 달리 대부분 이산의 아픔조차 삭이고 살아야 했던 탓에 기쁨이 더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본보는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 ‘한국i닷컴(www.hankooki.com)’에도 북측 방문단 예비명단을 게재했으며 KBS를 비롯한 방송사들도 특별방송과 안내전화를 통해 명단 확인작업 지원에 나섰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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