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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채터'가 뜬다

입력
200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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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에서 처음 만난 여자 친구를 단 30초만에 번개팅(즉석에서 하는 미팅)에 불러낼 수 있다'외국인회사에 다니는 권호영(27)씨. 그는 주변에서 '프로채터(Pro Chatter)'로 통한다. 인터넷 채팅코너를 통해 알게된 여자친구를 늦어도 몇분만에 번개팅으로 연결시키는데 귀재이기 때문이다.

한사람과 수십분씩 얘기를 나눠도 대부분 채팅만으로 끝나기 일쑤인데 권씨는 단 몇분만에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일을 성사시킨다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프로채터가 뜬다. 인터넷시대에 채팅을 즐기는 이들이 폭증하면서 나름대로의 채팅 노하우를 가진 채터 전문가들이 '인터넷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비록 직업은 아니지만 프로채터들은 온라인 채팅공간을 누비면서 실력을 과시(?), 주위로부터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할롱, 옹, 바보탱이, 뭐하세여, 냅, 짱나…' 권씨가 채팅을 할 때 즐겨 쓰는 단어들이다. 실제 의미는 '헬로, 응, 바보야, 뭐하세요, 네, 짜증나' 들인데 맞춤법과는 거리가 멀다. 표현방식이 차이가 나는 만큼 듣는 느낌도 전혀 다르다.

이처럼 프로채터들이 즐겨 쓰는 어휘는 독특하다. 대부분 맞춤법을 따르기 보다는 특유의 어투나 색다른 표현양식을 사용한다.

대부분 의성어나 의태어, 혹은 속어를 거부감없이 가공해 사용하는데 마치 직접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단어 속에 표정이 녹아 들어가도록 표현한다"는 권씨는 "채팅 도중 머뭇거리는 일은 되도록 없어야 한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플러스게이트의 김한준마케팅팀장은 "온라인 채팅이 뜨기전 이성 친구에게 말을 잘 하는 친구들이 환영 받았던 것 처럼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 글로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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