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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북한의 ‘대남 3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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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북한의 ‘대남 3反’

입력
200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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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의 논평내용이 우리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북한 언론이 비난하거나 비판을 가한 대상은 이회창 한나라당총재와 YS등 정치지도자 2명과 언론기관으로 조선일보다. 이른바 북한의 대남 3반(反)이다.■이총재에 대한 평양방송의 논평은 듣기조차 거북하다. 북한 사람들의 말이 평소 격하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총재를 “이따위 놈”이라고 지칭한 것은 지나치다. 그런데 욕은 북한이 했는데, 엉뚱하게도 우리 내부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북한과 우리 정부를 겨냥, 의원 전원 연명으로 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노여움을 삭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때리는 시어미(북한) 보다 말리는 시누이(정부)가 더 밉다는 식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남북공동 선언의 의미를 끌어 내리려는 듯한 야당의 태도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북한은 어떤 측면에선 왕따전략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언론기관중 조선일보는 안된다, 전직대통령중 YS는 안된다는 식의 선별적 대응은 물론, “이따위 놈(이총재)이 권좌를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일종의 왕따전략인 셈이다. 북한 언론도 물론 남의 나라 사람이나 기관을 비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내정 간섭적이거나 갈등을 유발하는 식의 비판을 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남한의 야당이 정부정책에 대해 찬성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북한이 이총재의 국회 대표연설 내용을 놓고 왜 그렇게 혹독하게 비판을 가하는지 그래서 의문이 생긴다는 사람은 많다.

■만약 북한이 우리 내부의 이념적 혼란을 부추기려 했다거나, 갈등을 증폭시키려 했다면 지금의 정도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된다. 그런 징후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럴때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태도다. 딱부러지게 선을 그어야 한다. 북한언론이 내정 간섭적인 비판을 할때 우물쭈물 하거나, 남의 불에 게잡는 식으로 이문을 챙기려 한다면 의외의 화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북한의 대남 3反은 여러모로 교훈을 준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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