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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발 안돼! 북한비난도 안돼!

입력
200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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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과 ‘L.I.E’. 시대를 반영하는 ‘금지곡’의 대표적인 두 유형이다.세태비판이나 사회풍자 등 이른바 ‘불온한’ 기운이 그 옛날 금지의 이유였다면 오늘날은 주로 ‘욕’과 ‘비속어’로 방송에서 퇴출 명령이 내려진다. DJ.DOC의 노래 ‘L.I.E’에 나오는 ‘X발아’ ‘X까라’ 등은 말할 것도 없는 방송의 금기사항이다.

청소년들이 흔히 구사하는 비속어도 ‘방송불가’사유에 해당한다. DOC의 ‘알쏭달쏭’은 ‘…윗대가리 아주머니들이 하는 짓거리…’, 이정현의 ‘잘먹고 잘살아라’는 ‘…저질 중의 양아치…’라는 표현 때문에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김원준의 ‘줘’는 ‘…베껴야 뜨지, 벗겨야 팔지…’가 비속어로 지적됐다. 방송사 심의실 측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적 모범을 제시해야 할 방송에서는 기준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북한 찬양’이 아니라 ‘북한 비난’이 금지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김원준의 ‘떠나자’는 ‘이나라를 떠나자…일본은 나쁜 나라, 북한은 더 나쁜 나라’라고 북한을 ‘욕’해서 금지판정을 받았다. 물론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일이다.

‘마약’과 ‘간접광고’는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눈에 띄는 금지 항목. 마약은 특히 영어로 된 랩에서 자주 보인다. 컬트삼총사 ‘ 7’의 ‘toke’, 영턱스클럽 ‘슬픈 연인’의 ‘dope stick’ 등이 대표적 사례.

KBS의 경우 영어가사 심의를 위해 국제방송에 전문가 지원 요청까지 했다고 한다. 노랫속 구체적 상품명도 즉각적인 제재 대상. DOC ‘DOC Blues’는 말보로, 디스 등의 담배 이름, ‘Never come to me’는 자동차 이름 benz 600이 문제가 됐다.

그밖에 클릭B의 ‘고쿠하쿠(일본어 제목)’, 자우림의 ‘새’(…너에게 죽은 새를 선물할께…) 등의 왜색, 염세적 가사 등에 대한 고전적 기준도 여전히 살아 있다.

경찰, 교권 등 ‘사회적인 권위의 일방적 비하’도 아직까지는 금기 사항. KBS 심의실 관계자는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방송의 공영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금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18세 이하 청취불가’라는 등급판정, KBS에서의 전곡 방송 불가 판정에도 불구하고 DJ. DOC의 5집 ‘DOC BLUES’는 지난주 가요차트 1위(신나라레코드 판매량 기준)를 기록했다. 공영성과 대중성은 영원히 평행선을 그릴 수밖에 없는가.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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