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결과야 어쨌든 기분은 아주 홀가분했다. 집에 오니 아빠가 방학때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주최하는 ‘인권캠프’에 가겠느냐고 물으셨다. “좋지요”어떤 캠프인지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아빠가 추천하시는 곳이니 나쁜 곳일 리는 없고 더구나 인권단체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니 분명 바른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사실 이제껏 ‘인권’이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인간 누구나 당연히 가지는 권리가 바로 인권이리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 당연한 사실을 왜 굳이 운동을 벌여서 사람들에게 알리려 할까.
우리가 학교에서나 거리에서 흔히 보는 표어들도 그렇다. 예를 들면 ‘자나 깨나 불조심’‘환경을 보호하자’ 이런 말들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글로 써서 사람들이 반복해서 보게 한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그런 것을 모를 리는 없다. 그런데도 같은 말을 자꾸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인권운동도 그런 것 같다. 인권이란 인간 한사람 한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권리인데도 그것이 무시되거나 소홀하게 대우받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운동을 벌여서 그런 사람들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직 어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늘 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주 좁은 범위에서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TV나 책을 통해서 여러 사건과 만나기도 하고 그것을 통해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내가 자신만을 생각하는 아동기를 조금이라도 벗어나서 이웃의 문제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다. 나는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적 동물’이 아닌가.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 낯선 친구들과 사귀고, 훌륭한 분들을 만날 기대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얘들아 교실 밖에서도 배우자.
/장새아 안양 성문여중2
‘1318마당’에 글이 실린 청소년에게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도서상품권을 드립니다. e-메일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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