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李憲宰) 경제팀’이 13일로 출범 6개월을 맞았다.고성장-저물가-경상수지흑자로 이어지는 화려한 지표에도 불구, ‘국민의 정부’ 3기 경제팀은 연쇄적으로 돌출한 ‘구조적 악재’들과 악전고투를 벌여왔다. 대우채권 환매에 따른 ‘2월대란’으로 시작해, 4·13총선에서는 국부유출·국가채무를 둘러싼 야당과의 정치공방에 휘말렸고, ‘왕자의 난’등 3월이후 4차례나 ‘현대사태’를 겪었다. 지난달엔 아찔한 신용경색조짐까지 목격했으며, 최근 사상 초유의 은행파업사태도 맞았다.
사실 ‘환란(換亂)탈출’이란 단일 목표 아래 강제적 구조조정이 용인됐던 1, 2기 경제팀과 달리, 3기 경제팀에겐 처음부터 기존 구조조정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충된 과제가 부여됐다. 또 경제운용 방식이 ‘대통령 친정체제’에서 ‘내각 위임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견과 갈등도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악조건에도 3기 경제팀은 수많은 경제현안들을 차근차근 풀어왔고, 특히 이장관이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과 함께 ‘시장 만들기’에 가장 공을 들인 결과 이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개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반이상의 성공’으로 간주된다. 대우차 매각성공으로 부실기업처리의 큰 획을 그었고, 금융구조조정 역시 투신→종금→은행순으로 하나둘씩 풀려가고 있다. 거시적으로도 성장-물가-국제수지 세마리 토끼몰이가 궤도에 올랐다. 물론 경제팀 내부의 불협화음으로 조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고위정책당국자의 ‘말실수’가 연발되며, 정치적 상황변화에 따라 구조개혁 이완현상이 드러나는등 문제점도 있었다.
3기 경제팀은 내달초 중간평가(개각)를 기다리고 있다. 세간에선 ‘분위기 일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물갈이론’과 ‘구조개혁을 마무리할 최적임자’임을 주장하는 ‘유임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물갈이론은 주로 정치권, 유임론은 주로 시장이 진원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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