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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남자…' '여자…' 쓴 건축가 김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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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남자…' '여자…' 쓴 건축가 김진애

입력
200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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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12월 30일 퇴근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남자와 이 사회가 지겹고, 징그러워졌습니다. 그 순간, 남자에 대한 책을 써보리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그래서 그때부터 일하는 시간 빼놓고는 글쓰기에 매달렸죠. 저의 남자 이야기가 기분좋은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건축가 김진애(47·서울포럼 대표)씨가 남자와 여자에 관한 두 권의 책을 동시에 냈다. 1994년 타임지가 ‘21세기 차세대 대표자 100인’에 선정했던 그 유명한 건축가다.

하나는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 다른 하나는 지난 해 초 엄마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한 잡지의 청탁이 계기가 된 ‘여자 우리는 쿨하다’(이상 한길사 발행).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선 남자는 ‘올드 송(old song)’에만 매달리지 말라는 겁니다. ‘올드 송’은 과거와 현실에 주저앉는다는 의미지요. 새롭고 재미난 삶을 찾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제안입니다.

이에 비해 여자는 ‘쿨(cool)’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은 풍부하되 그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여자. 세상을 냉정하게 보고 자기 의견을 명쾌하게 내는 여자. 그런 여자가 ‘쿨’한 여자가 아닐까요?”

저자의 말 그대로, 남자 책은 남자를 멋, 힘, 철, 정(情), 운(運), 끼의 여섯 가지 잣대로 평가하고 재단하는 내용이다.

그가 만난 남자들이 실명(實名)으로 거론된다. 때로는 멋진 남자로, 때로는 마땅찮은 남자로. 철든 남자의 대표적 인물로 그가 꼽은 인물은 고건 서울시장. 하지만 뚱뚱한 남자, 어려 보이는 청년, 만화를 보지 않는 남자 등은 그가 경계하는 남자들이다.

여자 책은 두 딸의 어머니로서, ‘치마도 입고 바지도 입을 수 있는’ 여성으로서 그가 동료 여성에게 느끼는 질투와 비판, 여성의 독립과 자유에 관한 에세이. 결국 두 책은 ‘예측할 수 없고, 수수께끼와도 같은 인간 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탐구’이자 ‘끊임없이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내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남자, 쿨한 여자가 되자는 저의 제안이 맘에 드십니까? 그러면 그렇게 해보세요. 남자는 부디 남자임을 즐기고, 여자는 부디 더 오묘해져 보시기를.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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