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분당신도시 백궁역 인근 A아파트 모델하우스. 분당의 신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는 백궁역 인근에 들어서는 200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는 이 곳에 이날 하루에만 2,000여명의 청약신청자들이 몰려들었다.그러나 청약자중에는 친인척 등의 명의로 한명이 3~4장의 청약원서를 써내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심지어 청약자 한명이 10장 이상의 원서를 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투기꾼들 활개 치열한 청약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백궁역 주상복합아파트에 ‘청약 거품’이 끼고 있다. 투기꾼들이 당첨후 프리미엄을 노려 무더기로 청약원서를 내는 가 하면, 부동산중개업자들까지 ‘분양권 사재기’에 나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A아파트에 접수된 청약원서는 1만9,000여장. 100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20여세대를 모집하는 34평형은 경쟁률이 390대 1까지 치솟았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청약금이 500만원에 불과하고 청약예금통장 소유에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몰린 것같다”며 “이들중 절반 이상은 청약 후 프리미엄을 붙여 팔 투기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백궁역일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중인 B, C, D 업체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 평균 40대 1 안팎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 피해 우려 백궁역 일대에는 올 연말까지 5,000여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될 예정. 이를 노려 프리미엄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이 활개를 치면서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같은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B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발표 다음날부터 모델하우스 인근 중개업소에는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50여개 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나 거래가 성사되는 일은 거의 없다.
분당구 정자동 A부동산 이모(44)씨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일반 아파트에 비해 용적률이 높고 주거환경도 좋지 않아 프리미엄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기꾼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 모여들고 있으나 큰 재미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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