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학교자율권 더 줘야 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학교자율권 더 줘야 한다

입력
2000.07.13 00:00
0 0

자립형 사립고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새교육공동체위원회의 교육정책 보고서는 획일적인 중등교육 체제를 개편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할 만 하다. 위원회가 2년간 활동을 종합해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책권고 내용은 자립형 사립고 이외에 자율학교, 영재학교, 국제학교, 도시형 대안학교 제도 도입과 교원전문대학원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교육 개선안은 평준화 정책의 틀을 부분적으로 허물어 가며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에 목마른 일선의 요구를 수용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중·고교생 학력의 하향 평준화와 학교교육 붕괴현상 치유책은 너무 시급하고 절실하다. 교육이 이렇게 황폐해진 원인을 고교 평준화 정책에서 찾는 사람이 많지만, 이 제도의 사회정책적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제도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되, 되도록 많은 학교에 학생선발권, 등록금 책정권, 교과과정 운영권을 주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인재양성 필요성에도 부응할 필요가 있다.

자립형 사립고가 귀족학교, 새로운 명문고가 되어 계층간 위화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와 거부감이 있다. 그러나 새교위의 방안처럼 재정 자립도가 높고 경영이 투명한 학교를 대상으로 하면 등록금 수준이 상식선을 넘어설 이유가 없고, 학생선발 수단으로 지필고사를 배제시킨다면 위화감을 일으킬 우려는 없다고 본다.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에도 사립학교에 대한 위화감은 없었다. 공립보다 다소 차이가 있는 등록금 수입으로도 사학의 특성과 전통을 살릴 수 있었다. 사립대학들이 귀족학교가 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자율학교, 영재학교, 국제학교를 만들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너무 늦은 느낌이 든다. 과학고 외국어고 같은 특수목적고교가 있기는 하지만 등록금 책정, 교과과정 운영, 교사선발 등에 자율권을 갖지 못해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학 부설 중·고교처럼 여건이 갖추어진 학교에 학교운영의 재량권을 준다면 일반고교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특히 국제학교의 문호를 개방하고 영재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방안은 조기유학 열병 치유에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지적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을 같은 학급에 몰아넣어 상하 어느 계층도 만족하지 못하는, 그래서 과외를 받지 않으면 불안하게 만드는 현행제도와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 다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재양성을 요구하는 시대 흐름에 부응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입력시간 2000/07/12 18:47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