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낡은 종교를 무너뜨리고 공동체를 세울 것입니다. 바로 가난도 없고, 무지도 없고, 죽음도 없는 공동체. 십자가가 필요한 시대는 지났습니다.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상징이 필요합니다. 바로 수학의 입니다”
단어를 골라 가면서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선생이 말했다.
“수학은 본질적으로 신을 부정하지. 하지만 수학은 인간을 만족시킬 수 없어. 인간은 싸늘한 논리보다는 신비한 사랑에 끌리게 마련이니까”(‘프랑스 수학자 갈루아’중)
올해는 유네스코가 정한 ‘수학의 해’. 계산기 없이 덧셈이나 뺄셈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체 수학이란 우리 인생에 무슨 의미를 가질까.
수학이 인간 존재와 어떻게 연관이 있으며, 도대체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진리를 읽어 낼 수 있는 가를 살펴볼 만한 책이 잇달아 출간됐다.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1811~1832)의 짧은 생애를 지적 소설의 양식으로 풀어낸 ‘프랑스 수학자 갈루아’는 프랑스 혁명 직후의 격변기에 급진적 공화주의 혁명가로, 수학자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 21세의 나이에 요절한 수학자의 허구적 전기이다.
그 짧은 생애 동안 ‘군이론’을 통해 기하학과 대수학을 통일시키고 오늘날 핵물리학이나 유전공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갈루아는 또 5차 방정식을 풀지는 못했지만 근에 의해 해를 얻을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이 구비된다면 자기동형군이 풀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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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신-천재, 광기 그리고 노벨상'
실비아 네이사 지음, 도서출판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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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상 받은 수학자
5차 방정식은 2, 3, 4차 방정식과는 전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알 수 없는 결투 도중 사망해 죽음마저도 천재의 신비성을 더욱 부추기는 인물. 지은이는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톰 펫시니스.
존 내쉬(72)의 이야기를 다룬 ‘아름다운 정신_천재, 광기 그리고 노벨상’역시 천재 수학자의 기이한 삶과 혁명적인 업적을 다루고 있다.
수학자로서 드물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 무선주파나 석유시추권, 목재 벌목권 같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경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경제학적 게임 이론인데 이의 근간인 균형개념을 창안한 사람이 바로 존 내쉬이다.
이 이론은 그가 21세이던 1949년에 쓴 ‘내쉬 균형’이라는 박사논문에서 발전한 것이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의 일생은 극적이기도 하다.
고교 때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난제를 해결해 왔던 그는 30세 무렵 정신분열증에 걸려 30년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1990년 무렵 기적적으로 병이 회복돼 활동을 재개한 그의 내면적 고뇌까지를 다룬 실제 스토리. 워낙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산 때문에 소설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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