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신기한 스쿨버스’를 알게 된 것은 책보다는 EBS에서 방영됐던 만화영화를 통해서다.프리즐 선생님을 따라 아이들이 물속, 땅속, 바닷속을 여행하면서 신나는 모험을 통해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 후이다. 후배 편집자 몇이 ‘신기한 스쿨버스’의 영문판을 들고 찾아와 의견을 물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개인적으로 두 번이나 놀랐다.
먼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익살맞으면서도 재치가 넘치는 브루스 디건의 그림 솜씨에 놀랐고, 다음으로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지식을 재미있고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 속에 녹여낸 조애너 콜의 이야기 솜씨에 놀랐다. 검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개인적으로 지식을 다루는 어린이 책은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
첫째, 공부라면 고개부터 흔드는 아이들을 흡입할 수 있는 귀신 같은 이야기 솜씨. 둘째, 단순 지식을 지루하게 나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는 신선하고 기발한 편집.
그런데 ‘신기한 스쿨버스’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었다.
판면 양쪽에 달려 있는 각종 메모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고급지식, 대화 또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말풍선을 통해서 절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과학정보 등이 세심하게 혼합돼 어린이 책 출판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줬다.
이 책을 편집하면서 담당 편집자들이 보여준 열정 또한 대단했다.
그들이 수없이 백과사전을 뒤적이고,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면서 영문판의 오류를 수정해가지 않았다면 이 책의 출간 의미는 반감됐을 것이다.
독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1권이 출간된 지 8개월이 조금 지난 지금까지 모두 40여만 권의 책이 팔렸고, 올해 안에 50만 부 이상은 무난히 돌파할 것 같다.
이 책의 판매 그래프를 들여다보면서 좋은 책은 독자가 먼저 안다는 출판계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장은수 민음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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