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월께면 국내은행권에 대지각 변동이 일어난다.그동안 노조의 반발로 사실상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던 제2단계 은행구조조정은 은행들의 상반기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발표될 9월 중순이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3개 은행그룹의 탄생
향후 은행권 판도는 완전 우량은행, 비(非)우량독자생존은행, 지주회사은행등 3개군(群)으로 재편된다.
우선 9월중 은행별 BIS비율이 공표된 후 8% 초과은행은 독자생존을 공인받아, 홀로서기든 짝짓기든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나머지 8% 미달은행과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은 9월말 ‘외부심판’을 받는다.
심판주체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 경평위는 이들 은행으로부터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받아 정밀심사를 실시, 자력으로 부실정리 및 BIS비율 제고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은행에는 독자생존을 허용한다.
남는 곳은 자력 생존능력이 없는 은행들. 정부는 이들에게 공적자금을 투입, BIS비율을 10%까지 끌어올려 주는 대신, 곧바로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가 되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지주회사 편입은 10~11월께로 예상되며 이 지주회사는 은행외에 공적자금 투입 보험·종금사까지 거느리는 ‘매머드급’이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로 가는 은행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대상은 8% 미달은행과 한빛 조흥 외환 서울등 공적자금 투입은행. 일부 지방은행도 8%미달이 예상되나, 최종명단은 9월이 돼야 알 수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처리문제와 관련,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중 지금은 8%를 넘는다해도 미래경쟁력이 없으면 지주회사 틀안으로 묶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2,3개 은행이 지주회사에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하나의 태풍, 예금부분보장제
노·정은 내년 1월부터 예금부분보장제로 전환하되, 시장상황에 따라 예금보호한도(당초 2,000만원)를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어차피 연말이전에 모든 은행이 클린뱅크가 된다.
따라서 급격한 자금이동은 없을 것이고, 예금보호한도도 확대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업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량-부실은행간 윤곽이 뚜렷해져 부분보장전환을 앞둔 연말까지 부실은행을 중심으로 예금이탈현상이 본격화한다면, 2,000만원 한도를 계속 지키기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추가공적자금 조성
신규공적자금 조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예정된 연내 20조원 수요외에 예보의 미지급예금지급 러시아경협차관 수출보험공사 보증대금 BIS 10%달성을 위한 신규지원등 약 10조원의 신규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공적자금 소요는 은행결산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고, 결국 추가공적자금 조성은 가을 정기국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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