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여자육상선수인 말러 러년(31·미국·본보 4월21일자 43면 보도)이 부상을 무릎쓰고 올림픽 도전에 나섰다. 러년은 15일 시드니올림픽 미국대표선발전 1,500m에 출전, 올림픽티켓을 노린다.러년이 출전권을 따낼 경우 사상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이 미국대표선수로 출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러년은 최근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무릎과 히프부상까지 입어 올림픽티켓을 따낼 수 있을지 여부가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팬암대회 1,500m에서 우승, 올림픽 출전이 유력시되던 러년은 선발전을 앞둔 지난달 9일 고향인 오리건주 유진에서 조깅도중 어린이가 타고 있던 자전거와 부딪히며 무릎과 히프염증으로 선발전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갈망하던 올림픽을 놓칠 수 없었던 러년은 불굴의 집념으로 부상 와중에 선발전 출전을 강행, 올림픽티켓 도전에 나섰다.
특수 콘택트렌즈를 끼고도 같이 뛰는 동료선수들을 색깔로만 구별하는 러년은 거의 본능에 의지해 트랙을 달리면서 세계 톱클래스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9세때 망막퇴행성질환으로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은 그는 14세 되던해 시력을 거의 상실, 축구를 포기하고 육상으로 전환한뒤 지난해 스페인 세비야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1,500m서 10위까지 올랐다.
러년은 육상 7종경기선수로 뛰었던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미국선발전에서 10위로 탈락, 출전이 좌절된 뒤 1,500, 5000m 중거리선수로 전환했다. 러년은 “1,500m에서 올림픽티켓을 따낼 경우 5,000㎙도 도전해 보겠다”며 집념을 토해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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