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태풍 ‘카이탁’이 ‘실(失)보다 많은 득(得)’을 안겨주고 소멸됐다.기상청은 11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던 태풍 카이탁이 오전9시께 황해 해주 서북서쪽 220㎞해상에서 열대저압부(TD)로 바뀌었다”면서 “이 저압부는 12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10~40㎜의 비를 더 내린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겠다”고 밝혔다.
11일 오후까지 누적 강수량은 장흥 192.5㎜ 완도 181.5㎜ 산청 165.0 ㎜ 진주 106.1㎜ 대구 29.8㎜ 서울 12.5㎜ 등이다.
‘카이탁’은 우리나라로 접근하면서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로 약화됐고, 우려했던 만큼 비구름을 몰고오지도 않았다. 기상청측은 “ 카이탁이 시속 40㎞속도로 빠르게 북상, 수증기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부와 영남지방은 태풍피해 없이 여름가뭄 해소에 도움만을 받았다.
이 지방들은 마른 장마 때문에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70~200㎜가 부족했지만 ‘카이탁’덕에 30~165㎜ 가량의 단비가 내렸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호남지방도 농작물·가옥 침수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우려했던 재해는 없었다.
특히 올해들어 평년의 20~70%의 강수량을 보이며 극심한 가뭄을 겪어온 북한지역의 해갈에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이후 평양 13.1㎜ 함흥 15.8㎜ 신의주 42.2㎜ 의 비가 내리는 등 북한의 전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11일 오후까지 20~30㎜의 비가 내려 가뭄이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진흥청 관계자는 “가뭄 해갈은 물론, 그동안 계속된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열피해 우려를 식혀주는 데 태풍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