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퇴임하는 강봉수(康鳳洙·57·사시6회·사진) 서울지법원장이 10년 전부터 결손가정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 친자식처럼 남몰래 보살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강원장의 선행은 법관 재임시 강원장의 만류로 알려지지 않다가 퇴임을 앞두고 후배 법관들이 비로소 입을 열기 시작해 공개됐다.강원장은 부인 이상순(李相純·56)씨와 함께 1990년 초반 경기 여주 처가에 불우아동을 위한 쉼터를 마련했다. 대학시절부터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던 부인 이씨가 빈 집이 된 여주 본가에 기아(棄兒) 10명을 모아 키우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아내의 운전기사 역할만 했다”는 강원장도 바쁜 판사생활 속에서도 주말마다 여주에 내려가 친자식처럼 아이들을 돌봐줬다.
강원장이 보살피고 있는 아이들은 6, 7세 어린이부터 고교생까지 모두 11명. 강원장은 “아이들을 더 모으면 고아원 같은 시설기관이 될 것같아 가정 같은 ‘그룹 홈(Group Home)’을 조성해주기 위해 10여명만 키웠다”고 말했다.
강원장은 아이들에게 ‘고모부’로 불린다. 언제든 친부모들이 원할 경우 아이를 보내주기 위해서다. 그때마다 강원장은 새 아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보모 2명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강원장은 독지가 2명의 후원을 받아 이들의 학자금 및 생활비를 조달하고 있다.
열린 법원을 위해 ‘시민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등 앞서가는 법관으로 알려져온 강원장은 “새로운 법률적 쟁점이 양산되는 기업 계통에서 실무경험을 활용하고 싶지만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법률구조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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